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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韓 반도체, 대중 수출통제 ‘무제한 유예’ 美에 신청

  • Date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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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긍정적 결정 기대 속 미중 갈등 변수로

조현동 “미중 무역, 골든크로스 올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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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지난해 10월 단행한 대중 수출통제에서 ‘1년 유예’를 받았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사실상의 ‘무제한 유예’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미국의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돼 왔지만, 최근 미중 갈등 상황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면서 우려가 적지 않다.

18일 서울신문의 워싱턴DC 현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에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 user)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VEU는 상무부가 운영하는 ‘대중 수출통제 면제 제도’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겠다며 D램은 18나노미터 이하, 낸드 플래시는 128단 이상, 로직 칩은 14나노미터 이하 제조 장비를 자국 업체들이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효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급한대로 1년간 유예를 받아 위기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한국 정부는 1년마다 유예를 반복하는 것을 우리 기업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장기간 유예나 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이 신청한 VEU는 과거부터 미 상무부가 운영하던 제도여서 법안 제정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 없다. 또 특별한 사정이 있기 전에는 수출통제 면제가 지속되므로 유예 갱신이 필요 없다. 지난해 10월 대중 수출통제로 실효성이 사라졌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간 VEU에 올라 있었다. 

미 상무부는 VEU, 다년 유예안, 1년 유예안 등의 선택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무부가 “당분간” 유예하겠다고 자국 반도체 업계에 말했다고 보도했지만, 상무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무부가 1년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올해 10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속히 결정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미국 반도체 장비 생산업체들도 ‘큰 손’인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수출할 장비 생산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7월 발표설도 나온다.

막판 변수는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판매금지 제재다. 미 의회에서 마이크론 제제로 발생할 중국 내 반도체 부족분을 한국 업체들이 추가 생산해 반사이익을 얻을 경우 아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추가 유예를 해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왔다.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동맹인 한국의 참여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감안할 때 한국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워싱턴DC에서는 최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 논란으로 외려 한국이 미국에 밀착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 기업 간담회에서 “대미 수출액은 올해 1분기 동안 3달 연속 증가했고, 1분기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30% 감소했다”며 “추세가 계속된다면 2003년 이후 20년 만에 미국이 다시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사는 한국의 대미 무역액이 중국을 넘어서는 현상을 “골든 크로스”(golden cross)라고 이름 붙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